글
술취한 선배의 말, 들어야할까?
27살인 현재의 시각에서 22살의 나를 보면 나는 매우 미숙해 보일 것이다.
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직도 사회에 몸담은 경험도 부족하고,
무엇보다 내 앞가림도 하지 못하는 조금 덩치 큰 병아리이다.
그런 내가 5년 전의 나에게 큰소리칠 뭔가 있냐 스스로에게 물어보면
음 글쎄, 별로 할 말이 없다.
게임하지 말고 그 시간에 헬스하라는 것,
좋은 음식을 많이 먹으며 스스로를 가꾸고,
책을 읽고,
자신의 사람을 챙기고 자신의 선을 만들어 그 선을 넘는 사람은 쳐낼 것
등의 조언만 하고 내 갈길 갈 것이다.
위에 말했듯이 나도 부족하고 내 갈길 바쁘니까.
27살이 되고 선배들의 나이가 되고 느낀 점인데
술취해서 애들한테 조언하는 선배도 사회에 있어서, 인생에 있어 똑같은 미숙한 사람이다.
술먹고 7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선배와 그 옆에서
"야, 같은 말 좀 그만해. 너 똑같은 이야기 3번째야!"
라며 말려주는 고맙지만 똑같이 술 취한 선배,
'7번이야 이놈들아. 알았으니까 나 좀 보내줘' 라는 마음이 가득한 후배가 있는 술자리는 누구를 위한 술자리일까.
정작 7번 같은 이야기를 한 선배는 내 존재도 잊었고 이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 술자리에서 나뿐이다.
내가 제일 억울했거든.
술자리에서만 조언하는 선배는 그닥 좋은 선배가 아니라 생각한다.
진짜 내가 걱정되고 도와주고 싶으면
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며 결과를 낼 수 있는 실력이 있으며
이끌어줄 위치에 있을 때,
밥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걸었는지
담담하게 이야기해주는 선배가 진짜 선배라 생각한다.
술자리에서 술 잘먹는다고 공포 분위기 잡는 사람이 아니라.
암튼 나 스스로 위의 선배와 같이 나도 잘 모르면서 권위를 내세우며 불편한 가르침의 자리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, 나이나 지위를 떠나 가르침을 구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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